
오늘의 말씀
성경 전체의 증언을 종합하면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을 것을 알고 계셨다고 보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여기서 매우 중요한 질문이 따라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죄를 지을 것을 아셨는데 왜 선악과를 먹지 말라는 명령을 주셨고,
왜 죄가 들어오도록 허용하셨는가?”
이 문제는 하나님의 전지하심, 인간의 자유와 책임, 죄의 기원, 하나님의 섭리가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1. 하나님은 미래의 일을 알고 계십니다
성경은 하나님을 단순히 미래를 예측하는 분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을 아시는 분으로 말씀합니다.
“내가 시초부터 종말을 알리며 아직 이루지 아니한 일을 옛적부터 보이고…”( 이사야 46:10 )
따라서 아담과 하와의 타락 역시 하나님께서 모르고 계셨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신약성경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하나님의 미리 정하신 뜻과 계획안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설명합니다.
“그가 하나님께서 정하신 뜻과 미리 아신 대로 내준 바 되었거늘…”( 사도행전 2:23 )
그리스도의 구원 계획이 창세 전부터 있었다는 말씀도 있습니다(엡 1:4, 벧전 1:19–20).
즉, 아담의 타락 이후 하나님께서 급하게 구원의 계획을 세우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 계획은 훨씬 이전부터 하나님의 뜻 가운데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그렇다면 하나님은 아담에게 죄를 짓도록 강요하셨는가?
아닙니다.
여기서 반드시 구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을 아신다”는 것과
“하나님이 그 사람에게 그 일을 하도록 강요하신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창세기 2:16–17에서 하나님은 아담에게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동산 각종 나무의 열매는 네가 임의로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아담은 하나님의 명령을 알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죄의 책임을 하나님께 돌릴 수 없습니다.
야고보서도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이 시험을 받을 때에 내가 하나님께 시험을 받는다 하지 말지니
하나님은 악에게 시험을 받지도 아니하시고 친히 아무도 시험하지 아니하시느니라.”
( 야고보서 1:13 )
3. 그런데 하나님이 아셨다면 아담은 결국 죄를 지을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닌가?
바로 여기서 하나님의 예정과 인간의 책임이라는 어려운 문제가 등장합니다.
개혁주의 신학에서는 대체로 이렇게 설명합니다.
하나님은 아담의 타락을 미리 아셨고 자신의 섭리 안에서 그것을 허용하셨지만,
아담이 죄를 지은 원인은 하나님이 아니라 아담 자신의 불순종이었다.
즉,
하나님의 주권→ 하나님은 역사를 주관하신다.
동시에
인간의 책임→ 인간은 자신의 죄에 대해 책임을 진다.
성경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가르칩니다.
대표적인 예가 예수님의 십자가입니다.
예수님의 죽음은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죽인 사람들의 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사도행전 2:23은 한 절 안에서 두 가지를 동시에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뜻과 미리 아신 대로 내준 바 되었거늘
너희가 법 없는 자들의 손을 빌려 못 박아 죽였으나”
하나님의 계획과 인간의 책임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4. 그렇다면 하나님은 왜 아담을 창조하셨을까?
여기에서 더 깊은 질문이 나옵니다.
“하나님께서 아담이 타락할 것을 아셨다면 차라리 아담을 창조하지 않으시면 되지 않았을까?”
성경은 이 질문에 모든 세부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경이 보여주는 큰 그림은 분명합니다.
아담의 타락은 인간에게 비극을 가져왔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타락을 그리스도를 통한 더 큰 구원의 역사 속에서 사용하셨습니다.
바울은 아담과 그리스도를 대비합니다.
아담을 통해 죄와 죽음이 들어왔지만,
그리스도를 통해 의와 생명이 주어졌습니다.
“한 사람의 범죄로 많은 사람이 죽었은즉…”
“한 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생명 안에서 왕 노릇 하리로다.” ( 로마서 5:17 )
그리고 고린도전서에서는 예수님을
“마지막 아담”이라고 부릅니다(고전 15:45).
5. 아주 중요한 사실: 하나님은 인간의 타락을 ‘기뻐하신 것’이 아닙니다
이 부분은 반드시 구별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타락을 허용하셨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죄를 좋아하셨다는 뜻은 아닙니다.
성경은 죄를 하나님께서 미워하신다고 분명히 말합니다.
하나님은 아담이 범죄한 후에도
“네가 어디 있느냐?”라고 찾아오셨습니다(창 3:9).
그리고 하나님은 인간에게 가죽옷을 지어 입히셨습니다(창 3:21).
더 나아가 창세기 3:15에서 여자의 후손을 통한 구원의 약속, 이른바 원복음을 주셨습니다.
즉,
타락 → 인간의 비참함 → 하나님의 구원 약속 → 그리스도의 오심 → 십자가와 부활 → 구원의 완성이라는
거대한 구원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6. 그러면 “아담이 죄를 짓지 않았다면 예수님도 필요 없었는가?”
논리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아담이 타락하지 않았다면 하나님이 무엇을 하셨을 것인가”라는
가상적인 역사에 대해서는 직접 답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담이 죄를 짓지 않았다면 예수님은 절대로 오시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것입니다.
실제 역사 속에서 아담은 범죄했고, 인간은 타락했으며,
하나님은 그 타락한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그리스도를 보내셨습니다.
7. 결국 이 질문의 핵심은?
아담의 타락 문제를 생각하다 보면 하나님에 대한 두 가지 사실이 서로 충돌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아신다.
그리고
인간은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진다.
성경은 둘 중 하나를 버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둘을 함께 가르칩니다.
하나님의 주권은 인간의 책임을 없애지 않고, 인간의 책임은 하나님의 주권을 무너뜨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담은
“하나님께서 알고 계셨으니 나는 죄가 없다.”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죄를 명령하지 않으셨고, 아담에게 먹지 말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아담은 하나님의 말씀을 거부하고 자신의 욕망을 따라 선택했습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가 타락할 것을 알고 계셨지만, 그들의 죄를 하나님이 강제로 일으키신 것은 아니며,
하나님은 인간의 타락까지도 자신의 섭리와 구원의 계획 가운데 사용하셔서
결국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이루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