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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 관하여

쇠렌 키르케고르의 공포와 전율(Frygt og Bæven)

by 슬완빠(papa is ok) 2024.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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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쇠렌 키르케고르(Søren Kierkegaard, 1813-1855)

**공포와 전율(Frygt og Bæven)**은 신앙의 본질과 그 극단적인

요구를 탐구한 철학적, 신학적 저서입니다.

 

이 책은 키르케고르의 초기 저작 중 하나로, 익명으로 출판되었으며,

저자는 '요하네스 데 실렌티오'(Johannes de Silentio)라는 필명을

사용했습니다.

 

공포와 전율은 성경에 나오는 아브라함의 이삭을 바치는 이야기

(창세기 22)를 중심으로, 신앙의 패러독스와 윤리적 딜레마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1. 책의 배경과 목적

키르케고르의 저작은 주로 기독교 신앙의 실존적 측면을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공포와 전율**은 신앙의 행위가 인간의 윤리적 판단과 어떻게

충돌할 수 있는지, 그리고 참된 신앙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찰하는 책입니다.

 

키르케고르는 인간이 신앙을 통해 어떻게 자신의 존재를 초월하고,

절대적인 것에 대한 충성을 표현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자 했습니다.

 

2. 아브라함의 이야기와 신앙의 패러독스

책의 중심 주제는 성경에서 아브라함이 하나님으로부터 그의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라는 명령을 받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키르케고르에게 신앙의 궁극적 패러독스를 드러내는

사례로, 그는 이 사건을 통해 신앙의 본질과 그것이 요구하는

도덕적, 심리적 대가를 탐구합니다.

 

2.1 아브라함의 딜레마

아브라함은 하나님으로부터 이삭을 제물로 바치라는 명령을 받았을 때,

도덕적 갈등에 직면합니다.

이삭은 아브라함에게 약속된 자손의 시작이며,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그의 후손이 번성할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러나 이제 하나님은 그 약속을 위배하는 것처럼 보이는 요구를

하십니다.

아브라함은 이 명령을 따를 경우, 윤리적으로 자식 살해라는 극단적인 죄를

범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하나님의 명령을 따르기로 결정합니다.

 

2.2 신앙의 본질

키르케고르는 아브라함의 행위를 "신앙의 도약"이라고 설명합니다.

 

신앙은 인간 이성과 윤리적 판단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도덕적, 사회적 규범을 초월하여 오직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행위를 통해 신앙의 절대성을 보여줍니다.

 

이 신앙은 논리적 설명이나 합리적 이해를 초월하는 것이며, 오직

하나님의 절대적인 요구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을 요구합니다.

 

2.3 신앙의 패러독스

키르케고르는 이 사건을 "신앙의 패러독스"라고 부릅니다.

 

아브라함은 인간적으로 도덕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명령을 따르지만,

그것이 신앙의 본질임을 깨닫습니다.

 

신앙은 윤리적 명령과 충돌할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신앙은

인간적인 이해를 뛰어넘어야 합니다.

이는 인간이 자신의 이해와 윤리를 초월하여 오직 신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와 복종을 택해야 하는 순간을 의미합니다.

 

3. 윤리와 신앙의 관계

키르케고르는 신앙이 윤리와 어떻게 충돌할 수 있는지를 탐구하면서,

윤리적 행위와 신앙적 행위의 차이를 설명합니다.

 

3.1 윤리적 영역

윤리적 영역에서는 모든 행동이 보편적인 도덕 법칙에 따라 판단됩니다.

이러한 법칙은 모든 인간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며, 개인의 행동은

그 법칙에 따라 옳고 그름이 결정됩니다.

 

예를 들어, 자식 살해는 윤리적으로 명백히 잘못된 행동입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것은 윤리적 관점에서 보면

용납될 수 없는 행위입니다.

 

3.2 신앙적 영역

반면, 신앙적 영역은 이러한 윤리적 법칙을 초월합니다.

신앙은 윤리적 판단을 넘어서는 것으로, 절대적인 신의 명령에 대한

순종을 요구합니다.

 

키르케고르는 신앙이 '윤리적 중지'(teleological suspension of the ethical)

포함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특정 상황에서 신의 명령이 윤리적 법칙을 초월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아브라함의 경우, 그는 신의 명령에 따라 윤리적 법칙을 일시적으로

중지하고, 신앙에 의거한 결정을 내립니다.

신앙적 행위는 단순히 윤리적 법칙을 따르는 것을 넘어, 신의 의지에

대한 절대적인 순종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4. '기사도'의 개념: 기사의 두 유형

키르케고르는 아브라함을 두 가지 유형의 기사,

**'믿음의 기사'(Knight of Faith)**

**'무한한 체념의 기사'(Knight of Infinite Resignation)**

구분하여 설명합니다.

 

4.1 무한한 체념의 기사

무한한 체념의 기사는 자신의 모든 희망을 포기하고, 그 대신 어떤

초월적인 이상을 추구하는 자입니다.

 

이 기사는 자신의 바람과 욕망을 희생하며, 이를 통해 고통을

초월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그는 그 이상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며, 이를 통해 어떤 형태의 평온함을 얻습니다.

무한한 체념의 기사는 세속적 욕망을 버리고, 이를 초월하려는

자입니다.

 

4.2 믿음의 기사

믿음의 기사는 무한한 체념의 기사가 아닌, 신앙을 통해 세속적 현실과

초월적 이상을 통합하려는 자입니다.

 

믿음의 기사는 세속적 욕망을 포기하는 대신, 그것을 신앙을 통해

되찾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아브라함은 이 믿음의 기사의 전형으로, 그는 이삭을 바칠 것을

명령받았을 때, 그 희생이 이루어질 것을 받아들이지만 동시에

하나님께서 이삭을 되돌려줄 것이라는 믿음을 유지했습니다.

 

믿음의 기사는 이러한 신앙의 도약을 통해,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하는 자입니다. 아브라함은 인간적인 관점에서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신앙을 통해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신앙이 단순히 체념하는 것이 아니라, 신의 은혜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와

희망을 통해 삶의 기쁨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5. 공포와 전율: 신앙의 실존적 경험

키르케고르는 신앙이 단순한 교리적 확신이 아니라, 깊은 실존적

경험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신앙은 공포와 전율을 동반하는 실존적

도전으로, 이는 인간이 자신의 이해와 윤리를 초월하여 신의

절대적인 요구에 직면하는 순간에 발생합니다.

 

5.1 공포와 전율의 의미

'공포와 전율'이라는 제목에서 나타나듯이, 키르케고르는

신앙이 단순한 안정과 위안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근본적인 불안과

공포를 직면하게 만든다고 주장합니다.

 

아브라함은 이삭을 제물로 바쳐야 하는 상황에서 극도의 공포와 전율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공포와 전율은 단순한 두려움이 아니라,

신의 절대적인 요구에 직면한 인간의 실존적 반응입니다.

 

이 공포와 전율은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신 앞에서 자신의

무력함과 종속성을 자각하는 순간에 발생합니다. 이는 인간이 신앙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되는 실존적 체험의 핵심 요소입니다.

 

5.2 실존적 도전으로서의 신앙

키르케고르는 신앙을 실존적 도전으로 이해합니다.

신앙은 인간이 자신의 이해와 윤리를 초월하여 신의 절대적인 요구에

응답하는 것이며, 이 과정에서 인간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참된 존재로서의 의미를 찾게 됩니다.

신앙은 단순히 교리적 신념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모든 측면에서

신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와 충성을 표현하는 입니다.

 

아브라함의 이야기는 이러한 실존적 도전의 전형으로, 그는 신의 명령에

직면하여 자신의 이해와 윤리를 초월하는 결단을 내립니다.

이 결단은 공포와 전율을 동반하지만, 동시에 신앙을 통해 새로운

의미와 구원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줍니다.

 

6. 윤리적 보편성과 신앙의 개별성

키르케고르는 신앙이 윤리적 보편성과 어떻게 상충될 수 있는지를

탐구하며, 신앙이 인간의 보편적 도덕 규범을 초월하는 개별적 요구를

포함한다고 주장합니다.

 

6.1 윤리적 보편성의 한계

윤리적 보편성은 모든 인간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도덕적 법칙을

의미합니다.

이 법칙은 인간이 공동체 안에서 도덕적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 필수적인 규범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키르케고르는 윤리적 보편성이 신앙의 절대적 요구와

충돌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아브라함의 경우, 그는 윤리적 보편성에 따라 자식 살해를 피해야

했지만, 신의 명령에 따라 그 윤리적 규범을 초월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는 신앙이 인간의 윤리적 판단을 넘어서는 개별적이고

절대적인 요구를 포함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6.2 신앙의 개별성

키르케고르는 신앙이 인간 존재의 개별성을 강조한다고 주장합니다.

신앙은 인간이 신 앞에서 홀로 서서 자신의 결정을 내리는 것을

요구합니다.

이는 인간이 공동체의 윤리적 규범을 따르는 것을 넘어서, 신의 절대적

요구에 대해 개별적으로 응답해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브라함의 신앙은 이러한 개별성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윤리적 규범을 따르는 대신, 신의 명령에

따라 개별적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결단은 공포와 전율을 동반하지만, 이를 통해 그는 신앙의 절대성을 경험하고,

신과의 직접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됩니다.

7. 결론: 신앙의 도전과 실존적 결단

 

키르케고르의 **공포와 전율**은 신앙이 단순한 윤리적 규범을

초월하는 실존적 결단임을 강조하는 책입니다.

 

그는 아브라함의 이야기를 통해 신앙이 인간의 이성과 윤리를 초월하는 도전임을

보여주며, 이를 통해 인간이 신과의 절대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음을 설명합니다.

 

이 책은 신앙이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불안과 공포를 직면하게 만들며, 이를 통해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신의 절대적 요구에 응답하는 실존적 결단을 내릴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키르케고르는 신앙이 단순한 교리적 신념을 넘어,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초월하고,

신과의 직접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길임을 보여줍니다.

 

**공포와 전율**은 신앙의 본질과 그것이 요구하는 실존적 도전을 탐구하는

중요한 철학적 저작으로, 키르케고르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책은 신앙이 인간 존재의 한계를 뛰어넘어, 참된 의미와 구원을 찾는 길임을

보여주며, 현대에도 여전히 중요한 철학적, 신학적 논의의 주제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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