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 (La Porte Étroite, 1909)

앙드레 지드의 소설 '좁은 문' (La Porte Étroite, 1909)은 사랑과 신앙,

그리고 도덕적 이상 사이의 갈등을 다룬 작품으로,

두 주인공인 알리사와 제롬의 비극적인 사랑을 통해 인간의

내면적 갈등과 자기희생을 깊이 탐구합니다.

이 작품은 성경의 구절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는 문구에서 영감을 받아,

인간이 도달하고자 하는 도덕적 순수함과 그것이 현실에서 겪는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1. 등장인물 소개

1) 알리사 (Alissa Bucolin)

알리사는 소설의 핵심 인물로, 도덕적 이상과 신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성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감정과 욕망을 억제하며, 종교적이고

금욕적인 삶을 추구합니다. 알리사는 스스로를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순수한 존재로 유지하고자 하는 강한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그녀는 제롬을 사랑하지만, 그 사랑이 자신의 신앙과 도덕적 이상을

해칠 수 있다고 느끼고, 그로 인해 제롬과의 사랑을 거부합니다.

 

2) 제롬 팔리세르 (Jérôme Palissier)

제롬은 알리사를 사랑하는 남성으로, 알리사와 어릴 때부터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그는 그녀를 깊이 사랑하고, 그녀와의 결혼을 꿈꾸지만,

알리사의 도덕적 이상과 신앙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그 사랑이 좌절됩니다.

제롬은 알리사의 결정을 이해하려 노력하지만, 결국 그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고 비극으로 끝납니다. 그는 끝까지 알리사를 사랑하면서도,

그녀의 희생적인 결단으로 인해 고통을 겪습니다.

 

3) 쥘리에트 (Juliette Bucolin)

쥘리에트는 알리사의 여동생으로, 알리사와는 대조적인 인물입니다.

쥘리에트는 더 현실적이고 감정적인 인물로, 사랑에 있어 알리사처럼

금욕적이지 않습니다. 그녀는 제롬을 사랑하게 되지만, 제롬의 마음은

오직 알리사에게만 향해 있습니다. 쥘리에트의 역할은 알리사의 금욕적인

선택과 대비되며, 인간의 본능적인 감정과 도덕적 이상 사이의 갈등을

드러내는 데 기여합니다.

 

2. 줄거리 요약

소설은 제롬의 시점에서 그의 어린 시절과 알리사와의 관계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시작됩니다. 제롬과 알리사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며 깊은

우정을 나누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제롬은 알리사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알리사도 제롬을 사랑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도덕적

이상과 종교적 신념에 따라 그 사랑을 거부하기 시작합니다.

 

알리사는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의 불륜과 가정의 혼란을 겪으면서,

더 높은 도덕적 순수함을 추구하려는 강한 욕구를 키워왔습니다.

그녀는 이 세상의 사랑과 욕망이 자신을 타락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신앙과 도덕적 이상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 합니다.

제롬은 알리사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그녀의 거리두기와

금욕적인 태도에 혼란스러워합니다. 그는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함께 미래를 꿈꾸지만, 알리사는 끊임없이 자신을 밀어내며 그들의

사랑이 신의 뜻에 어긋난다고 믿습니다.

알리사는 "좁은 문"을 통과하는 것, 즉 도덕적으로 순수한 삶을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여깁니다. 그녀는 자신과 제롬이 결혼하면

그들의 사랑이 세속적 욕망에 물들어 타락할 것이라 생각하고,

그 사랑을 희생하기로 결심합니다.

 

쥘리에트는 제롬을 사랑하게 되지만, 제롬의 마음이 알리사에게 있음을

알고 고통을 겪습니다. 제롬은 알리사와의 관계에서 오는 혼란과 고통

속에서 쥘리에트를 통해 위안을 찾으려 하지만, 결국 그녀에게도 마음을

줄 수 없습니다. 쥘리에트는 알리사의 선택에 반대하면서도, 언니의 결단을

존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알리사는 제롬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고, 그와 결혼하지

않기로 결심한 후 점점 더 병약해집니다. 알리사는 자신이 도덕적으로

순수해지고 신의 뜻을 따르고 있다고 믿지만, 결국 그녀의 몸과 마음은

지쳐갑니다. 제롬은 알리사의 희생과 결단을 이해하려 노력하지만,

그녀의 거부로 인해 큰 상처를 받습니다. 그는 알리사의 결정이 옳은 것인지,

아니면 그들의 사랑이 무의미하게 끝난 것인지 혼란스러워하며 고뇌합니다.

 

알리사는 자신의 신앙과 도덕적 결단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제롬과의 관계를

포기하고, 결국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제롬은 그녀의 죽음을 통해 그녀의

결단이 무엇을 의미했는지 깊이 생각하며, 그녀의 일기장을 통해 그녀의

진정한 내면을 이해하게 됩니다. 알리사는 일기에서 제롬을 깊이 사랑했음을

고백하면서도, 그 사랑을 포기한 것이 자신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밝힙니다.

3. 주제 분석

'좁은 문'은 사랑과 신앙, 도덕적 이상 사이의 갈등을 주된 주제로 다룹니다.

알리사는 사랑을 포기함으로써 도덕적 순수함을 지키려는 결정을 내리지만,

그 결과는 비극적입니다. 그녀는 사랑을 세속적 욕망으로 보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영혼을 구원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선택은 제롬과 그녀 자신

모두에게 고통을 안겨주었고, 결국 그녀의 삶은 희생으로 점철된 비극적인

결말로 끝납니다.

또한, 이 작품은 인간의 내면적 갈등과 희생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알리사는 사랑과 욕망을 억제하며 도덕적 이상을 추구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행복과 건강을 잃게 됩니다. 그녀는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제롬과의

관계를 희생하지만, 그로 인해 그녀는 더 큰 고통을 겪습니다.

제롬 역시 알리사의 희생으로 인해 큰 상처를 받으며, 그들의 사랑이 결국

불완전하게 끝나는 과정을 지켜봅니다.

또한 도덕적 이상과 현실의 충돌도 중요한 주제입니다. 알리사는 자신의

도덕적 이상을 현실에서 실현하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현실의 복잡성과

인간적인 감정을 간과합니다. 그녀는 세속적 사랑을 거부함으로써

순수함을 지키려 했지만, 그로 인해 결국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고통

속에 살게 됩니다. 이는 인간이 이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겪는 딜레마를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4. 결말과 의미

'좁은 문'의 결말에서 알리사는 사랑을 희생하고 도덕적 이상을 추구한 끝에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제롬은 그녀의 죽음을 통해 그녀의 진정한 내면과

결정을 이해하게 되지만,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고 끝나게 됩니다.

 

이 결말은 인간이 도덕적 이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겪는 고통과 희생을

상징하며, 사랑과 신앙, 이상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깊이 탐구한 지드의

철학적 관점을 보여줍니다.

앙드레 지드는 '좁은 문'을 통해 인간의 내면적 갈등과 자기희생의 문제를

섬세하게 다루며, 이상적인 도덕적 삶이 항상 행복과 연결되는 것은

아님을 보여줍니다.